26일 합의 반대 이유 기자회견
부산영락교회 분규와 관련해 원로목사 측과 일부 장로들이 작성한 합의서의 효력과 대표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합의를 이끌었다고 밝힌 H 장로가 지난 10월 18일 합의 경과를 설명한 데 이어 박일용 장로 등 3인 장로 측은 10월 26일 오후 3시 교회 본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회 박일용 장로 측은 “이번에 원로목사와 합의했다는 4명의 장로들은 지난 6월 2일, 집사를 명예훼손, 원로목사 및 당회원을 양산 5필지 관련 배임 및 횡령 등으로 사회법에 고소해 교회 정관 및 규정 제14조(교인의 권리 제한) 3항(소송 중에 있는 원고는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당회 결의로 권리 유보)에 의해 ‘장로 시무정지’가 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6월 4일 법원에서 공동의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가처분 결정을 받았더라도 앞서 이뤄진 당회 결의까지 무효가 된 것은 아니기에 이들이 진행한 모든 사항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특히 “교회 정관에 따른 대표성을 인정받았다고 보는 우리 당회 측을 합의 과정에서 배제한 채 작성된 합의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6월 2일 결의의 효력과 6월 4일 가처분 결정이 미치는 범위는 양측의 법적 해석이 엇갈리는 쟁점이다.
박 장로 측은 기자회견에서 재신임 대상이었던 장로 4명에 관한 의혹도 제기했다. “50주년 기념사업 자금 계좌의 1억 3천만 원 인출 경위, 한 장로의 1심 확정 판결(유죄) 후 항소심 진행 상황, 약 5년간 지출된 식대·주유비 6천만 원에 대한 감사, 태국 선교 관련 토지의 계약 명의와 대금 집행 경위 등이 경찰에 고소돼 있는 비리장로들”이라고 밝혔다.
앞서 H 장로 측은 18일 교계 기자들과 만나 합의안을 두고 원로목사 측 안수집사들에게 합의취지와 향후 절차를 설명한 바 있다며 원로목사 측 관계자 31명이 모인 자리에서 합의 내용 논의를 거쳐 서명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H장로에 따르면 공증을 받은 합의서에는 원로목사가 교회 행정·조직 운영·인사 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교회 50·60주년 기념사업과 재산·토지 보상 관련 자료를 인계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인계 대상에는 종이 문서뿐 아니라 컴퓨터와 USB 등에 보관된 자료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합의가 진행 중인 고소 사건의 취하나 법적 책임 면제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26일 열린 반박 기자회견에는 박 장로를 비롯한 장로 2인과 감사위원장, 사무장이 참석해 “원로목사와 비리 장로들 간 10월 14일 작성된 합의서에 교회를 대표하는 당회가 참여하지 않았고 합의서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8월 31일 ‘총회결의 등 효력정지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으로부터 사고교회 지정과 수습전권위원 파송 결의 등의 효력이 정지된 점을 언급하며 합의의 대표성과 원로목사의 권한, 재정자료 인계 범위, 향후 담임목사 청빙 절차 등 여덟 가지 쟁점을 제기했다.
“서명 인증과 교회 대표 권한은 별개”
이들이 첫 번째로 제기한 문제는 누가 교회를 대표해 합의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10월 14일 원로목사와의 합의는 부산영락교회가 한 합의가 아니다”라며 당회가 합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고 합의서도 받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의 공증에 대해서도 이들은 공증인의 서명 인증은 당사자가 서명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 서명자에게 교회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지까지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합의서가 인증됐다는 사정만으로 교회 전체가 그 내용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 쟁점은 원로목사가 내려놓겠다고 한 권한이다. 교회 정관 제20조가 원로목사에 대해 규정한 내용은 당회가 정하는 생활비 등의 예우이며 교회 행정이나 인사에 관한 권한은 애초에 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2026년 5월 13일 총회 헌법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들어 원로목사와 동사목사는 임시당회장 또는 대리당회장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로목사의 입장문에 쓰인 표현도 짚었다. 기자회견 측에 따르면 원로목사는 권한을 전면적으로 내려놓겠다고 밝힌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않겠다’고 표현했다. 그 문구가 앞으로의 교회 운영에서 어떤 역할을 남겨 두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 결정과 임시당회장 지위도 쟁점
세 번째로 이들은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의 2026년 8월 31일 가처분 결정을 제시했다. 이들에 따르면 법원은 부산노회의 사고교회 지정 결의와 총회의 수습전권위원 파송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교회 정관 제36조 제4항에 따라 선임장로인 P장로를 임시당회장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이 결정에 따라 교회 운영의 주체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 운영규정 제7조 제1항에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은 교회 대표자로서 법률행위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K목사와 장로 5인이 참여한 합의의 대표성을 다투는 근거로 제시됐다.
네 번째 쟁점은 고소 사건과 화해 조건이다. 반대 측은 고소 취하나 “과거는 묻지 않겠다”는 제안이 재정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를 대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정과 토지, 보상금 관련 자료의 공개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관련 사실관계가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섯 번째로 박 장로 측은 교회 명의의 현금과 자료가 교회에 돌아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회의 공식 현금 계좌는 예금주가 ‘부산영락교회’인 계좌라는 입장이다. 합의서에 언급된 50·60주년 기념사업 장부 역시 합의 당사자 개인들 사이에서 인계할 자료가 아니라 교회 당회에 인계해야 할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10월 14일 작성된 대출 연장 약정서가 누구 명의로 체결됐는지, 대출 이자를 납부한 자금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밝힐 것을 요청했다. 앞서 교회 측은 9월 13일 주보와 교회소식 영상을 통해 10월 15일 대출 만기와 이자 연체 사실을 교인들에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재신임 투표 대상 장로들과의 합의 경위에 의문
여섯 번째 쟁점으로 원로목사가 과거 재신임을 묻도록 했던 장로들과 이번에는 합의에 나선 경위를 물었다.
박 장로 측 설명에 따르면 원로목사는 2025년 12월 14일 공동의회에서 다음 주일 장로들의 신임을 묻겠다고 직접 예고했다. 12월 21일 실시된 재신임 투표에서 장로 4명이 신임을 얻지 못했다. 박 장로 측은 현재 원로목사 측에서 ‘당회’라고 부르는 K목사와 장로 5인 가운데 4명이 바로 당시 재신임 투표 대상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공동의회에서 원로목사 추대와 함께 동사목사 지위, 후임 담임목사 청빙에 관한 전권 위임도 표결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총회 헌법위원회가 원로목사와 동사목사는 당회장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회신한 점, 올해 10월 1일 K목사 파송이 장로 5인 명의의 청원으로 이뤄진 점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합의 나흘 뒤인 10월 18일 K목사가 후임자를 세우는 것까지 마무리하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말한 점에도 주목했다. 이들은 합의의 목적을 단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교회 정상화보다 후임 청빙과 교회 운영의 주도권, 보상금 자료의 향방에 관한 합의가 아닌지” 물었다.
“보상금과 양산 토지 계약 원본 공개해야”
일곱 번째 쟁점은 토지 보상금과 양산 토지 매입이다. P장로 측이 지난 10월 18일 기자회견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보상금으로 200억 9,017만 7,850원, 양산 가산리 토지 2만 3,461평의 매입대금으로 69억 8,433만 3,600원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상금의 수령과 사용 내역을 확인할 자료가 교회에 공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장로 측은 10월 14일 합의서에 원로목사가 50·60주년 사업 자료와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토지 보상금 자료를 인계한다는 내용이 담긴 점을 들어 해당 자료가 그동안 당회가 아닌 원로목사 측에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양산 가산일반산업단지의 ‘지원시설’ 부지 5필지 분양 계약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박 장로 측은 보상금 일부가 교회 대출 상환 대신 이 부지의 계약에 쓰였으며 해당 부지가 예배당으로 사용할 수 없는 용도라는 점에서 매입 목적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필지는 계약금만 납부한 상태에서 경남개발공사로부터 내용증명과 계약해제 최고를 여러 차례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같은 계약 경과와 자금 집행 내역은 자료 공개를 통해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또 보상금 수령 계좌와 사용 내역, 양산 토지 계약서, 관련 당회 결의 여부를 원본 자료로 교회와 성도들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자료는 합의 당사자끼리 주고받을 것이 아니라 교회에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마지막 여덟 번째 쟁점에서 당회 측은 교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본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본 교회의 당회는 하나”라면서도 다른 예배 자리에 있는 이들 역시 같은 교회의 성도라고 말했다. 화해의 문은 열려 있으며, 제8대 담임목사 청빙은 정관이 정한 당회와 공동의회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회 박 장로 측은 원로목사 측이 교회 출입문에서 제지를 받아 본당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유치권 행사로 출입이 제한된 것은 사실이지만, 당사자들과 협의를 통해 주일예배와 수요·금요기도회에는 누구나 함께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주보에도 공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