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8일 공동의회 결의 전부 무효 확인
-“정관 변경⦁백양로교회 흡수합병 및 재산 귀속⦁교단 변경⦁남기용 대표자 선임” 모두 효력 부정
-“교회 정상화 위한 건” 공고 중대 안건 예측 불가
-재적 교인 32명이라는 주장도 입증 못 해
서면중앙교회 장로 및 교인들이 △교회 정관 변경 △백양로교회와 합병 △교단 탈퇴 △대표자 선임 결정 ‘공동의회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에서 승소했다.
부산지방법원 제6민사부(재판장 이상윤 /부장판사 정희림⦁민지환 판사)는 10월 1일, 원고인 김재룡 장로 등 교인 5명이 피고 서면중앙교회(대표자 남기룡)를 상대로 낸 ‘공동의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2025년 9월 28일 공동의회에서 이뤄진 결의가 모두 무효”라고 판결했다. “소송비용도 피고인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2가지로써, 교회의 진로를 바꿀 중대 안건을 교인들에게 알리고 의결하는 과정이었다. 첫 번째는 공동의회 공고에는 안건이 ‘서면중앙교회 정상화를 위한 건’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그러나 실제 회의에서는 정관 변경에 이어 다른 교회와의 합병 및 교회 재산의 귀속, 합병 무산 시 소속 교단 변경과 남기용 목사의 대표자 선임까지 결의했다. 재판부는 교인들이 이 같은 내용을 사전에 알 수 없었던 소집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했다.
두 번째는 교단 탈퇴 등에 필요한 재적 교인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었다는 점도 교회 측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아래는 판결문에 적힌 사실관계와 재판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동의회 결의 네 가지 모두 무효…원고 청구 전부 인용
판결 주문에 따르면 무효가 확인된 것은 서면중앙교회(대표자 남기룡)가 2025년 9월 28일 공동의회에서 의결한 △정관 변경 △백양로교회와의 흡수합병 및 재산 귀속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단 탈퇴와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가입 △남기용 대표자 선임 결의다. 원고들이 무효확인을 구한 결의 모두에 대해 법원이 청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공동의회 회의록에는 전체 교인 32명 가운데 29명이 출석해 회의가 성립한 것으로 기록됐다. 원고 가운데 김재룡⦁이금순⦁김순기 씨는 참석했다가 구체적인 결의가 이뤄지기 전 퇴장했으며 이후 재석 인원은 26명으로 기재됐다. 회의록상 정관 변경안과 백양로교회와의 흡수합병, 합병에 따른 서면중앙교회 소유 부동산의 백양로교회 귀속은 각각 재석 26명 중 25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공동의회는 백양로교회를 존속 교회, 서면중앙교회를 소멸 교회로 하는 합병을 전제로 후임 목사와 전임 목사 예우, 교인 이적 등의 사항을 백양로교회에 일임하기로 했다. 또 합병이 무산될 경우에는 예장(통합)과 부산동노회를 탈퇴해 예장(백석)과 새부산노회에 가입하고 서면중앙교회의 대표자 및 등기 신청 시 대표자로 남기용 목사를 선임한다는 내용도 의결했다.
하지만 백양로교회는 자체 공동의회에서 합병 안건이 부결됐다고 2025년 10월 23일 서면중앙교회 측에 통보했다. 이후 피고 측은 같은 해 11월 17일 부산동노회에 예장(통합)과 부산동노회를 탈퇴했다는 취지로 통보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이러한 경과의 근거가 된 9월 28일 공동의회 결의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남기용 목사 은퇴 청원 이후 이어진 교회 내부 갈등
판결문에 따르면 남기용 목사는 2022년 12월 31일 자로 은퇴하겠다는 취지의 청원서를 부산동노회에 제출했으며 노회는 같은 달 22일 은퇴 청원을 수리했다. 이후 은퇴에 따른 처우 등을 둘러싸고 남 목사 측과 노회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다. 교인들 사이에서도 남 목사를 교회 대표자로 인정하는 측과 인정하지 않는 측이 갈렸다.
부산동노회는 2023년 2월 박남규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했다. 서면중앙교회는 이에 반발해 2024년 1월 노회의 치리를 따르지 않겠다는 취지의 ‘행정보류’를 통보했다. 박 목사가 사임한 뒤 노회는 2024년 2월 류진민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했다.
남 목사는 노회의 임시당회장 파송에 반발하며 2024년 7월 별도의 공동의회를 열어 부산동노회 탈퇴와 자신이 담임목사이자 교회 대표자라는 등의 결의를 했다. 이에 류 목사 측도 공동의회를 개최해 남 목사와 배우자를 상대로 사택 및 예배당 인도를 구하는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의했다.
다만 앞서 진행된 인도단행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은 류 목사 측 공동의회의 의사정족수가 충족됐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신청을 각하했다. 당시에도 결의 시점의 세례교인 수를 객관적으로 확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 됐다. 이후 류 목사 측은 인도 본안 소송을 취하했다.
이번 판결은 그 이전 가처분 사건의 결론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아니다. 재판부는 2025년 9월 28일 공동의회의 공고 내용과 의결정족수에 관한 증거를 별도로 심리해 결의의 효력을 판단했다.
‘교회 정상화’만 적힌 공고 “무엇을 의결할지 알 수 없었다”
류진민 목사는 2025년 9월 13일 당회에서 교회 정상화를 위한 공동의회 개최를 요청했으나 당회 결의가 이뤄지지 않자 부산동노회에 개최를 요청했다. 노회는 같은 달 19일 공동의회 개최를 지시했다. 이어 9월 21일 공고된 공동의회의 일시와 장소는 각각 9월 28일 낮 12시 서면중앙교회였으며 안건은 ‘서면중앙교회 정상화를 위한 건’으로 표시됐다.
재판부는 이 안건 표시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고 봤다. ‘정상화’라는 말만으로는 교인들이 정관 개정이나 교단 탈퇴, 다른 교회와의 합병, 대표자 선임 가운데 무엇을 표결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총회 소집 때 회의 목적을 미리 알리는 이유가 구성원에게 참석 여부를 결정하고 안건에 관한 찬반 의사를 준비할 기회를 주기 위한 데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결의처럼 교인의 단체법상 지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수록 안건을 구체적으로 알릴 필요가 크다고 판단했다.
피고 측은 교인들이 남 목사의 공지를 통해 회의 안건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사실확인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제출된 사실확인서 가운데 판단에 고려한 것은 18명분으로써 교회 측이 주장한 전체 교인 32명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약 56%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결의 내용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들만으로 교인 대다수가 안건을 알고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봤다.
더욱이 사실확인서에는 남 목사가 안건을 알렸다는 취지로 적혀 있었다. 재판부는 당시 남 목사가 해당 공동의회의 소집권자가 아니었으므로 그가 일부 교인에게 내용을 알린 것을 교회가 구성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안건을 공고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판결문 각주에는 교회 측이 제출한 사실확인서가 총 19명분이었지만, 그중 1명분은 여러 오타와 성명 표기 문제로 진정한 작성 여부에 의문이 있어 고려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32명 중 25명 찬성” 회의록만으로 정족수 증명 안 돼
공동의회 결의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의결권을 가진 교인이 정확히 몇 명이었는지였다. 피고측은 전체 교인이 32명이고 25명이 찬성했으므로 필요한 정족수를 채웠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정관 변경과 교단 탈퇴 등에는 의결권을 가진 교인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그 요건을 충족했다는 사실은 결의가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피고 측이 증명해야 한다고 봤다. 교단 탈퇴⦁변경 결의의 정족수와 입증책임에 관한 이 같은 법리는 대법원 결정에서도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피고 측(남기룡)은 전체 교인이 32명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그 구성원을 확인할 수 있는 교인명부를 제출하지 않았다. 앞선 가처분 사건에서 남 목사 측이 제출했던 교인명부에는 교인이 36명으로 기재돼 있어 인원수가 달랐으며 구성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재판부는 봤다. 따라서 공동의회에 참석하고 의결할 권한이 있는 교인 자체가 확정⦁특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회의록에 ‘32명 중 25명 찬성’이라고 적혀 있다는 사정도 충분한 증명이 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이번 공동의회 회의록에는 그런 확인 과정이 전혀 적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의 숫자만으로 정족수 충족을 인정하면 결의의 유효성을 증명할 책임을 사실상 원고들에게 넘기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법원이 찬성자로 기재된 25명 모두에게 의결권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은 아니다. 누가 의결권을 가진 교인이었는지와 재적 교인 3분의 2 이상이 찬성했는지를 교회 측 증거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단 내부 문제”라는 항변도 배척
피고 측은 교단 헌법위원회가 공동의회 공고와 결의를 유효하다는 취지로 해석한 만큼, 법원이 판단하는 것은 종교단체의 자율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교단 내부 절차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어서 원고들이 법원에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없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종교단체의 자율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건은 법원이 심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합병 또는 교단 탈퇴, 대표자 선임에 관한 결의는 교인이 교회 구성원으로서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법상의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교단을 정하고 담임목사 초빙에 참여하는 문제뿐 아니라 교회 대표자의 재산 관리⦁처분 권한도 교인들의 종교활동의 자유, 결사의 자유, 재산권 행사와 관련된다고 설명했다.
교단 헌법위원회는 안건을 한 주 전에 광고했다면 구체적으로 적지 않았더라도 적법하다는 취지로 해석했지만, 재판부는 그 해석에 법원이 구속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공고와 결의의 효력을 따지는 일이 종교 교리나 신앙의 해석과 깊이 관련된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교회 측은 원고들이 관여했던 앞선 공동의회에서도 ‘교회 정상화’라는 표현을 안건에 사용했으므로 이번 공고만 문제 삼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공동의회의 효력 역시 앞선 가처분 사건에서 인정되지 않았고 그 결의에 따라 법률관계가 확정된 것도 아니라며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 “교회의 정체성에 관한 중대한 결의…
그대로 두면 정의관념에 반해”
법원은 종교단체의 결의를 무효로 판단하려면 일반 단체의 결의를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하자만으로는 부족하고 하자가 매우 중대해 결의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 관념에 반해야 한다는 법리도 검토했다.
그 기준에 비춰서도 이번 결의는 무효라고 결론 내렸다. 안건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절차는 교인들이 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며 이를 지키는 데 특별한 어려움도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교단 탈퇴와 남 목사의 대표자 선임이 교회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결의로써, 특히 남 목사의 대표자 선임에 반대해 온 원고들에게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결국 재판부는 △소집절차상의 하자와 △의결정족수 충족을 증명하지 못한 하자가 결의를 그대로 둘 경우, 정의 관념에 반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판단했다. 피고 측이 여전히 결의의 유효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원고들에게 현재의 법률상 불안을 없애기 위해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고 인정했다.
원고들이 1심판결을 통해 2025년 9월 28일 공동의회의 핵심 결의 네 가지에 대해 모두 무효 판단을 받아냄으로써, 향후 서면중앙교회 사태는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과 장로, 교인들이 중심이 돼 정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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