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조합과 ‘교회존치’ 협약 체결 가져
검토 과정, 김성수 구청장의 관심과 중재 커
재개발에 따른 ‘교회존치’ 문제를 놓고 조합 측과 대립해 온 부산 대신교회(기독교한국침례회·담임 김무건 목사)에 존치의 길이 열렸다. 중동5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의 90%가 존치 안건에 찬성했으며 교회와 조합은 9월 16일 이를 추진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재개발 구역 내 ‘교회존치’ 문제를 협의로 풀어낸 사례로써 한국교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51년 3월 1일 창립한 대신교회는 서대신동 3구역 재개발 당시 예배당을 떠나야 했다. 2010년 해운대구 중동의 현 부지에 자리 잡은 뒤 예배와 선교, 지역 섬김을 이어 왔지만, 2022년 중동5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다시 이전 가능성에 직면했다.
교회 측에 따르면 성도들은 조합과 수십 차례 만나고 해운대구청의 중재 과정에도 참여하며 ‘교회존치’를 요청했다. 특히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동안에는 금식과 24시간 기도로 뜻을 모았다. 이후 조합은 관리처분 전 조합원 총회에 존치 안건을 상정했고 참석 조합원의 90%가 찬성했다.
교회는 그동안 이어 온 지역 섬김도 이번 결정에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경로잔치와 작은 음악회, 무료 교양강좌, 홀로 사는 어르신 돌봄, 사랑의 쌀 나눔 등을 통해 쌓아 온 주민들과의 관계가 교회의 존치를 함께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교회 측은 김성수 해운대구청장과 해운대구기독교연합회의 관심과 지원에도 감사를 전했다.
9월 16일 체결된 협약서에는 조합이 사업시행계획상 예정된 종교용지를 폐지하고 교회가 현재 사용하는 해운대구 중동 884번지 부지에 존치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조합은 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 변경 절차를 진행하고, 교회도 필요한 내부 의결과 변경 절차에 협조하기로 했다.
협약은 건축물을 철거하거나 변경하지 않고 존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불가피하게 경계를 조정해야 할 경우에는 교회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협의하도록 했다.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조합이 동일 규모의 건물 신축 등 ‘교회존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도록 명시했다.
이번 의결과 협약은 오랜 갈등 끝에 교회와 조합이 존치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존치를 위해서는 협약에 명시된 정비계획 및 사업시행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무건 담임목사는 “눈물로 기도하며 버텨 온 시간이었다”며 “‘강하고 담대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포기하지 않았기에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신 것으로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조합원 총회에 참여한 분들 가운데 대신교회의 지역 섬김 사역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경로잔치와 음악회, 독거노인 돌봄, 사랑의 쌀 나눔 등 이웃을 위해 해 온 작은 일들이 주민들의 신뢰로 돌아온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재개발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이 많다”며 “대신교회가 겪으며 배운 대처 방법을 같은 처지의 교회들과 나누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미경 중동5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장은 “재개발사업에서 종교시설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 함께해 온 공동체 공간”이라며 “대신교회가 과거 재개발로 한 차례 이전한 아픔을 겪은 만큼, 조합도 교회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해법을 모색해 왔다”고 밝혔다.
정 조합장은 “사업 초기에는 주민들의 요청과 인허가 과정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종합해 교회를 정비구역에 편입했지만, 이후 교회의 현실적인 여건과 신축에 따른 부담도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운대구청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중재가 큰 역할을 했다”며 “조합과 교회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교회를 현 위치에 존치하는 방향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조합장은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다만 “협약 체결로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교회존치’를 위한 행정절차를 검토하고 필요한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 조합장은 “그 과정에서 교회와 인허가청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며 “조합도 협약의 취지가 실현되도록 필요한 절차를 성실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병일 기자cgn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