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률 12%→5.3%, 존중·신뢰·영적 돌봄 새로운 교정모델 제시
‘소망여성교도소’ 설립⦁전국 확산 넘어 ‘K-교정’ 세계화 비전
높은 담장 너머, 복음으로 다시 피어나는 소망
죄를 지은 사람에게 형벌을 내리는 것은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그러나 형기를 마친 한 사람이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것 또한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특히 교회에는 갇힌 자를 돌아보고 상처 입은 영혼을 품어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복음적 사명이 있다.
경기도 여주에 자리한 소망교도소는 이러한 사명을 교정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2010년 12월 문을 연 소망교도소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의 기독교 민영교도소로써 단순히 형기를 마치는 교정시설을 넘어 ‘복음 안에서 사람은 변화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거듭남과 회복의 공동체’를 세워가고 있다.
이곳에서는 수용자를 단순한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직원들은 번호가 아닌 ‘이름’을 불러주며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한다. 예배와 성경공부, 상담, 아버지학교, 제자훈련, 중독재활, 직업훈련과 가족캠프 등을 통해 무너진 내면과 가족관계의 회복을 돕고 출소 후에는 취업과 신앙공동체 연결까지 지원한다.
그 열매도 나타나고 있다. 개청 초기 12%에 달했던 재범률은 2022년 5.3%까지 낮아졌다는 것이 소망교도소 측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16년간 자살과 난동, 도주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존중과 신뢰, 사랑과 영적 돌봄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2023년 제4대 소장으로 취임한 김영식 소장이 있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신앙을 접한 그는 군 복무 중 하나님을 깊이 만난 뒤 교정의 길을 걸었다. 순천교도소 소록도지소장을 비롯해 부산교도소장⦁부산구치소장⦁서울동부구치소장 등을 거치며 33년간 국영 교정 현장을 지킨 그는 이제 소망교도소에서 인생 후반전을 ‘교정 선교사’로 살아가고 있다.
소망교도소의 꿈은 담장 안에 머물지 않는다. 여성 수용자들에게도 복음에 기초한 변화와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소망여성교도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범죄 청소년 보호학교와 전국 권역별 소망교도소 확대, 해외 교정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의 신앙 기반 교정 모델을 세계로 확산하는 비전도 품고 있다.
교도소의 높은 담장은 세상과 사람을 갈라놓을 수 있지만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까지 가둘 수는 없다. 죄를 지은 과거보다 변화될 미래를 바라보고 넘어진 사람에게 다시 일어설 손을 내미는 곳. 그곳에서 절망은 다시 소망이 되고 있다.
본지는 소망교도소 김영식 소장을 만나 지난 16년의 발자취와 복음에 기초한 교정의 성과, 수형자들의 변화와 가족 회복, 그리고 ‘소망여성교도소’ 설립을 비롯한 한국 교정선교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인터뷰/본지 김성원 사장
<소망교도소의 설립 배경과 과정>
-소망교도소는 지난 2010년 12월 1일 준공감사예배와 함께 문을 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의 기독교계 민영교도소입니다. 설립까지 오랜 시간과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망교도소가 세워지기까지의 비전과 설립 과정, 그리고 당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요.
“1990년대 IMF 외환위기로 인해 수용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독교계와 법조계가 앞장서 과밀수용을 해소하고 어려운 국가재정을 도울 뿐만 아니라 복음으로 수용자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민영교도소 설립'을 논의하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로는 놀라운 이 비전을 실현하고자 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 목사)가 설립되었고,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와 많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교계가 연합하여 무릎으로 헤쳐 나갔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기적 같은 은혜로 2010년 12월 준공, 개청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이는 아시아 최초의 민영교도소이자 세계 유일의 기독 교도소가 대한민국에 탄생한 것입니다.”
<현재 운영 현황>
-현재 소망교도소의 시설 규모와 정원, 실제 수용 인원, 교정 인력은 어느 정도인지요? 또한 일반 국영교도소와 비교할 때 운영 방식에서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지요?
“소망교도소는 경기도 여주에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 400여 명 규모의 남성 수용자와 구령의 열정으로 섬기는 130명의 직원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수용 관리를 넘어 '거듭남과 회복의 공동체'를 지향하며, 복음만이 범죄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운영됩니다. 교도관만이 아니라 전국 교회 성도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교도소 문을 활짝 열고 합력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수용자를 단순한 교화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버지학교 프로그램이나 예배, 문화행사, 신입 수용자 교육 등에서도 훈련받은 수용자들이 찬양과 각양 섬김이는 물론 진행자나 보조강사로까지 참여하는 등 스스로 교화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소망교도소의 성과와 의의>
-소망교도소는 국내외에서 모범적인 교정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시립대 로버트 맥크리 교수는 성공적인 교정행정의 조건으로 재범률 감소, 행정비용 절감, 교도관과 수용자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 조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소망교도소는 이러한 요소를 충족하는 세계 5대 교도소 사례 중 하나로 소개되고 있는데, 실제 성과와 그 의의를 소개해 주세요.
“소망교도소는 2010년 개청 초기 12%에 달했던 재범률은 계속해서 낮아져 2022년에는 5.3%
까지 낮아졌습니다. 담장 안에 있을 때 인성교육과 가족관계 회복, 직업훈련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출소 후에도 쉼터와 일자리 연결, 출소자 멘토링으로 손을 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바탕에는 ‘신앙 기반 전환 관리(Faith-based Transition from Prison to Community)’라는, 세계적으로 검증된 영적 돌봄의 체계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1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소망교도소는 10년 동안 약 85억 원의 국가 예산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영 시설 예산의 80~90%만으로 운영하면서도 이룬 성과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액수에 있지 않습니다. 교계와 시민사회가 한마음이 되어 갇힌자들의 삶을 바꾸는 데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사랑의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한편, 우리가 말하는 ‘안전과 질서’는 높은 담장이나 엄격한 통제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존중과 신뢰’에서 촉진됩니다. 직원은 수용자를 소중한 인격체로 대하며 번호 대신 ‘이름’을 불러주며, 목회자, 자원봉사자, 가족들을 다시금 회복적 관계로 이어주는 과정에서 지난 16년간 단 한건의 자살, 난동, 도주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존중과 신뢰, 사랑과 영적 돌봄이 만들어낸‘역설의 안전’입니다.”
<운영 재원과 국가 지원>
-소망교도소는 민영교도소이지만 국가와 협력하여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운영 예산은 어떤 방식으로 마련되며 정부 지원과 민간의 역할은 각각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요?
“소망교도소의 건축 비용 약 250억 원은 재단법인 아가페가 전액 부담했으며, 그 과정에는 한국교계와 많은 성도들, 실업인의 헌금이 있었습니다. 한편 운영 경비의 약 80~90%는 국가가 지원하며 부족분은 아껴 쓰는 절제와 효율적인 운영, 교회 및 성도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망교도소 곳곳에서 조건 없이 땀 흘려주시는 자원봉사자분들의 수고야말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장 큰 동력이자 기적의 재원입니다.”
<수용 대상과 입소 절차>
-소망교도소에는 어떤 기준에 따라 수용자가 배정됩니까? 입소 절차와 선발 기준, 일반 교도소와 다른 심사 과정이 있다면?
“소망교도소 입소 기준은 전과 2범 이하, 구금형 7년 이하의 20~60세 남성이며 조직폭력과 마약류 사범은 제외됩니다. 구금형이 확정된 수용자가 소망교도소 이송을 희망해 법무부에 신청하면 법무부의 1차 선별과 소망교도소의 2차 심층 면접을 거쳐 입소가 결정됩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선발 기준은 ‘현재 교인인가’가 아닙니다. ‘정말 변화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신앙생활과 교화 활동에 참여해 옛 삶과 범죄를 끊어내고 가족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싶은가? 등 가난한 심령을 지닌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소 시에는 기독교인이 10%도 안 되지만 출소 시에는 대부분 기독교인이 되는 놀라운 은혜와 보람을 목격하게 됩니다.”
<신앙기반 교정 프로그램의 내용과 과정>
-소망교도소에서는 예배와 성경공부, 상담, 직업교육 등 다양한 교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수용자의 인성 변화와 재사회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 주십시오.
“소망교도소는 예배와 성경 공부, 상담과 교육교화 계획을 입소부터 출소까지 단계별로 촘촘히 연결한 3단계 교화 모델(A·B·C 코스)로 운영합니다.
Agape 코스는 입소 후 3개월간 닫힌 마음을 여는 단계입니다. 기본 인성교육과 함께 기독교를 소개하고 누가복음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며, 아버지학교 수료식에 직접 가족이 참여하도록 초청하여 눈물의 재회와 가족관계 회복을 경험합니다.
Born Again 코스는 A코스 이후 출소 6개월 전까지 1~2년 진행되는 신앙 훈련 과정으로 영적 뿌리를 내리는 단계입니다. 알파코스, 제자훈련, 전도폭발, 전인회복 영성훈련, 12단계 중독재활 등을 통해 거듭남을 체험합니다. 비폭력 대화와 회복적 서클 활동으로 타인과 화평하는 법을 배우며 아버지와 헤어져 상처받았던 자녀와 가족들을 교도소로 초청해 1박2일 이상 ‘가족 캠프’를 열어 가족 전체의 아픔을 치유합니다.
Community 코스는 최소 출소 6개월 전부터 세상으로 나갈 발판을 집중해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취업 및 창업 준비, 목회상담과 신앙 멘토링들 통한 사회에서의 신앙생활 준비 등 1:1 신앙 기반 전환 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해 출소 후 곧바로 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출소 이후 재범방지 및 사후관리>
-출소 후 재범을 막기 위한 사후관리나 교회·지역사회와 연계한 자립 지원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특히 출소자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앞서 언급했듯이 소망교도소는 입소할 때부터 출소를 준비합니다. 입소 시 구체적인 생활 계획을 세우고 취업과 가족관계 등을 준비하도록 돕습니다. 출소 후에는 가정교회사역원 등 지역 교회 및 출소자 쉼터와 연계하여 신앙 공동체로 연결해 주며, 안정된 일자리를 위해 출소 전부터 직원 동행 면접이나 취업 알선 등을 통해 취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허그 프로그램을 통해 출소자를 고용하는 기업체에 인센티브를 지원해 취업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소망교도소의 가장 특별한 점은 출소자와 직원, 자원봉사자가 함께하는 모임을 매년 3월 1일과 8월 15일에 개최한다는 것입니다. 사회로 나간 출소자 형제들과 자원봉사자, 직원이 지역 교회에 다시 모여 예배를 드리고, 삶 속에서 받은 은혜와 어려움을 나누며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줍니다.”
<소망 여성교도소 확대 가능성>
-현재 소망교도소는 남성 수용 시설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계에서는 성공적인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 수용 시설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소장님의 견해와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현재 교정 환경은 과밀 수용으로 인한 어려움이 큽니다. 특히 여성은 140%에 달해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이러한 과밀 수용 상황에서는 교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소망교도소는 그동안 검증된 교화·신앙 프로그램을 통한 변화와 회복의 기회를 여성 수용자에게까지 확대하고자 하는 비전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소망여성교도소 신축 계획을 준비하여 올해 설계를 마무리하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16년 전 한국 교계와 성도님들, 크리스천 법조인과 실업인 여러분께서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소망교도소를 설립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여성교도소 설립을 위해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형자 교화 이야기>
-수형자를 교화했던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을 들려주신다면?
“20년 전 어느 교도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마약사범 청년이 예배 중 하나님을 영접했습니다. 방언과 환상을 체험하면서 동료 수용자들에게 열정적으로 전도하여 매일 저녁 예배드리는 수용 거실이 늘어나고 있다는 감동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는 그 청년을 제 방에 불러 반갑게 맞이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면 무엇보다 성경 말씀을 집중하고 의지할 것을 당부하며 격려했습니다.
그 청년은 얼마 후 출소하여 연고가 없는 수용자들을 면회하며 복음을 전하는 교도소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출소한 지 넉 달 만에 다시 마약사범으로 교도소에 들어왔습니다. 이젠 수용자들로부터 동화 속 '양치기 소년'처럼 조롱받았습니다. 제 마음도 무거웠지만 그 청년을 다시 불러 어깨를 다독이며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격려하였습니다. 또다시 출소한 청년은 주변의 불신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도소 전도자의 삶을 이어갔고, 저는 변함없이 응원했습니다. 이후 제가 설립한 출소자 재범예방 단체가 국가 재정지원이 끊겨 존폐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때 어느 국제 재단으로부터 뜻밖의 후원 의사를 전달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저희 같은 출소자 선교단체에 후원하는 곳이 거의 없는데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니, 출소한 그 청년이 재단에 간청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던 지극히 작은 자를 공감하고 격려했던 일이 결국 위기의 선교단체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로 이어진 것입니다.”
<소망교도소의 향후 비전>
-앞으로 10년, 20년을 바라보며 소망교도소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은 무엇입니까?
또한 한국교회와 사회가 소망교도소를 통해 어떤 열매를 맺기를 기대하시는지?
“소망교도소는 단순히 교도소 한 곳을 잘 운영하는 것 이상의 꿈과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소망여성교도소와 범죄 청소년 보호학교(소년법 6호 시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부산 등 전국 권역에도 또 다른 소망교도소를 확산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민영 소년교도소, 청소년법교육센터(솔로몬 로파크) 건립에 대한 비전도 품고 있습니다.
소망교도소는 전 세계 교정 선교사들과 학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의 비영리 민영 기독교 교도소 모델을 도입하고자 추진 중입니다. 에티오피아 법무부 교정본부와는 2년 전 MOU를 체결하고 상호 교류 방문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소망교도소와 두란노아버지학교가 연합하여 에티오피아 주요 교도소에 아버지학교를 개최하였으며, 금년에는 현지인 아버지학교 진행자들을 양성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K교정을 아프리카와 미국 등 전 세계에 전파하고 연합해 가는데, 앞장서고자 합니다.”
<소장님의 삶과 걸어오신 길>
-소장님께서는 2023년 제4대 소망교도소 소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소장님 개인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교정사역자로 부르심을 받기까지의 여정을 나누어 주십시오.
“다섯 살 무렵, 지금도 또렷한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동네 교회에서 어린이 잔치를 한다는 말에 제 발로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예배당 입구에 신발들이 빼곡했는데, 검정 고무신을 잃어버릴까 봐 두 손에 꼭 쥐고 들어가 예배를 드렸지요. 제 인생 첫 예배였습니다. 이후 부산으로 이사한 뒤에도 스스로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송도교회 주일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저에게 가장 행복했던 장소는 교회였습니다. 늘 좋으신 선생님들, 늘 같은 곡을 불러도 즐거운 찬송, 늘 귀가 솔깃해지는 선생님 말씀으로 사랑 가득했던 주일학교는 제 어린 시절 가장 포근한 은혜 둥지였습니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면서 점차 교회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십자가 구원의 확신이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방황하다 군에 입대했고 힘든 군 생활 속에서 부대를 방문한 사단 찬양밴드의 연주를 듣게 되었습니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키듯...” 복음성가가 연주되던 가운데 성령님의 큰 감동이 밀려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 닫혔던 말씀이 열리고 확신에 거하는 믿음을 은혜로 받았습니다.
대학 3학년 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교도관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임관 후 전국의 한센인 수형자들이 모이던 ‘순천교도소 소록도지소장’을 자원했습니다. 소록도 간호사들과 찬양밴드를 구성해 소록도와 전국 한센인 마을을 찾아다니며 찬양집회를 열었고 늦은 밤 흩어져 한센인 성도들의 집에서 자며 고된 인생을 서로 위로했습니다. 그 후 부산교도소장, 부산구치소장, 서울동부구치소장 등 33년간의 국영 교도관 생활을 명예퇴직하고 민영 소망교도소장으로 부임하여 현재 4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신학과 목회자의 길>
-끝으로 신학을 하시고 목회이자 교정선교사의 길을 걸어가게 되신 계기는 무엇입니까?
“제가 신학을 하게 된 것은 교도소 수형자와 출소자, 우범 청소년에 대한 소명을 가진 교정 선교사로서 제 자신이 참으로 부족하다는 반성과 함께 깊은 영성을 소원하는 기도 가운데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10년 넘게 복역한 장기수나 재범 출소자들은 안타깝게도 일반 교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출소자를 위한 공동체 교회의 필요성을 느껴왔습니다. 특히 마약 중독자를 위한 신앙 기반 치료 공동체와 범죄 청소년을 보호·양육하는 기독 학교 공동체(소년법 6호 시설)는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더욱이 특수 교정 선교 분야는 일반 성도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관련 직업과 경험을 주시고 소명을 주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사드리며 인생 후반전을 교정 선교사로서 영광된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