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재갈 물리는 악법
언론에 재갈 물리는 악법
  • 교회복음신문/한국기독타임즈
  • 승인 2021.08.2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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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주필 정선기시인/교회복음신문 주필/부산일보 논설주간/부산여대 겸임교수/동서대학교 객원교수/부산문인협회 부회장/blog.daum.net/jsunkey/산성교회 원로장로
▲본지 주필 정선기
시인/교회복음신문 주필/부산일보 논설주간/부산여대 겸임교수/동서대학교 객원교수/부산문인협회 부회장/blog.daum.net/jsunkey/산성교회 원로장로

정선기 칼럼

   언론에 재갈 물리는 악법

 

문재인 정권은 방송을 장악하여 나팔수로 만들고 신문에 채찍을 내리쳐 벌벌 떨게 만들어놓고서도 모자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만들려 하고 있다. 언론이 아예 입도 뻥긋 못하게 만들려

고도의 수작이다. 언론을 수족처럼 쓰겠다는 독재자의 발상이다.

더불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제약하는 위헌적 법률임으로 통과되면 한국 헌정사에 커다란 오점이 될 것이다. 이 개정안이 설령 국회를 통과해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법의 원칙과 판례를 위반하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법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론이 허위 사실을 조작해 보도했을 때 제재할 수 있는 법제를 이미 갖고 있는데도, ‘가짜 뉴스로부터 국민을 구하는 국민 피해 구제법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이는 국민 뒤에 숨어 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 기능을 옥죄겠다는 비겁한 발상이다.

소위 언론징벌법은 잘못된 보도로 인한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 배상을 물릴 수 있고, 소송에서 피해입증을 피해자가 아닌 언론사가 부담하도록 하면서, 해당 언론사 매출의 1만분의 1 수준으로 배상 기준 금액의 하한을 설정하도록 하는 등 과잉 입법의 소지가 다분하다. 허위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 대부분은 일반 시민이 아닌 공권력이나 경제 권력을 쥔 사람들이다. 따라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이들에 대한 취재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군부독재 시대 보도지침도 차마 법률이나 법안으로는 못 만들고, 눈치를 보며 암암리에 시행했었다. 아예 법을 고쳐 떳떳하게 언론을 장악하자는 뻔뻔한 태도는 군부독재 보도지침보다 더 고약하다.

문재인 정권이 언론중재법을 개정하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짜뉴스도 한 몫 한다. 정부가 하는 일은 다 잘하는데 가짜가 판을 그르친다는 것이다. 언론이 가짜뉴스를 퍼뜨리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는 성공적인 정부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 내로남불정권의 생각이다. 언론의 그릇된 시각만 바로 잡으면 순풍에 돛단배가 되어 마음껏 항해할 수 있을 것이란 개꿈을 꾸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가짜뉴스의 발본지는 다름 아닌 정부다. 지난 몇 년최대 가짜 뉴스는 부동산이었고, 코로나 방역이었다. 정부가 쏟아낸 부동산 뉴스를 믿고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웠던 국민 대부분은 낭패를 봤고 벼락 거지가 되었다. 언론 입장에선 권력자와 장관들이 만드는 뉴스를 외면할 수가 없다. 그들의 말은 법과 제도가 되어 현실적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주택자와 세입자 보호를 공언했던 법들은 결국 집값을 폭등시키고, 전세 난민을 양산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신년 회견에서 급격한 부동산 상승은 원상회복 돼야 한다고 했다. 그 몇 달 전에는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작년 한 해 전국 아파트 값은 9.7% 상승했고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 원상회복뉴스는 완벽한 가짜였다. 국토부장관은 2017년 여름 내년 4월까지 시간을 줄 테니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니면 팔라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공직자 다수는 실세(實勢) 장관의 경고에도 다주택을 놓지 않았다. 청와대 비서실장부터 민정수석, 장차관들이 줄줄이 직보다 집을 택했다. 다주택 처분 발언을 믿었던 사람은 손해를 봤고, ‘가짜 뉴스임을 간파한 사람들만 재미를 봤다.

작년 7월 여당 단독으로 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주먹을 휘두르며 환호했다. 당시 원내대표는 세입자 보호 제도의 대혁신을 이뤄냈다고 했고, 여당 상임위원장은 역사는 집의 노예에서 벗어날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월세 폭등, 공급 축소,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화 같은 보도에 여당은 정부 정책을 무력화하는 가짜 뉴스다. 강력히 차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세입자 보호라는 정권발 뉴스는 가짜였고, ‘전세 난민 양산이 진짜였다. 코로나 가짜 뉴스도 기승을 부렸다. 문 대통령이 긴 터널 끝이 보인다고 했던 때가 작년 12월이다. “백신 4400만 명분 확보라는 현수막을 건 여당 의원도 있었다. 그 이후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은 춤을 췄고, 백신을 미국에 손 벌리는 상황까지 왔다. 아직 우리 백신 접종 완료율은 20%를 넘지 못했고, 보인다던 터널의 끝은 미궁(迷宮)이다. 백신이 급하지 않다던 가짜 전문가는 지금 청와대 방역기획관 자리에 태연히 앉아 있다.

여권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가짜 뉴스를 징벌적 배상 대상에 넣었다. 권력은 4년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가짜 뉴스를 양산했다. 그러나 언론법은 언론 보도만 처벌할 뿐, 정권의 가짜 뉴스는 처벌할 수 없다. 여당은 언론법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권력의 거짓말을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하는 법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언론의 자유가 제약 받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1인 시위에 참여했다. 판사 출신인 최 전 원장은 이 법안에 대해 결의 과정에서도 국회법상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명확하지 않은 요건을 근거로 책임을 물리게 돼 있다.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는 소지도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이 법이 정부의 의지대로 통과된다면 내년 대선 절차에 있어서 비판하는 언론의 자유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민주당의 강행 처리 시도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반대에도 법안의 처리 시한을 내걸며 속도전을 벌이는 의도는 무엇일까. 내년 대통령 선거가 없다면 이렇게 서두를까.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언론에 재갈을 물린 권력은 예외 없이 몰락했다. 2018년 오르테가의 종신 집권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좌파정부는 과잉 진압으로 300명 넘는 국민을 숨지게 한 후 신문들이 가짜 뉴스로 반정부 정서를 부추겼다며 언론 탄압에 나섰다. 제작용품 공급을 차단하고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니카라과에서 마지막으로 힘겹게 신문을 발행하던 95년 된 최대 일간 '라 프렌사'가 폐간했다. 니카라과의 좌파 독재자 오르테가 정권은 수입 신문 인쇄용지와 잉크의 관세를 대폭 올리는 방식으로 비판 언론의 숨통을 쥐어 줄도산 하게 했다. 이날 라프렌사가 '독재가 우리 신문을 틀어쥐어도 진실을 감출 수 없다'는 헤드라인이 박힌 마지막 신문을 찍어내고 장렬히 역사에서 사라졌다. 독재자가 언론의 목을 따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자는 국민이요 언론이다. 집권 막바지에 살 길을 찾는데도 시간이 모자랄 텐데 죽을 길을 택해 달려가고 있으니 미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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