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인 칼 귀츨라프(독일 태생, Karl Friedrich August Gützlaff, 1803~1851)의 선교 정신을 기리고자 매년 열리는 ‘고대도 귀츨라프 축제 2026’을 맞아 교회복음신문과 CBMC 부산동백지회는 공동으로 ‘제5회 고대도 의료선교’를 진행했다.
칼 귀츨라프 선교사는 토마스 선교사(1866)와 언더우드·아펜젤러 선교사(1885)보다 수십 년 앞선 1832년 7월, 영국 동인도회사 소속 ‘로드 애머스트호(Lord Amherst)’의 통역관이자 선의(船醫) 자격으로 충남 보령 고대도에 입국해 약 20일간 머물며 선교 활동을 펼쳤다.
그는 당시 양반 관리들의 도움을 받아 한문으로 된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작성해 섬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복음 전파에 힘썼다.
또한 주민들에게 서양 의약품을 처방하며 조선 최초의 서양식 의료선교를 펼쳤으며 감자 씨앗 재배법과 포도주 제조법을 최초로 전수했다.
특히 조선 체류 기간 한글을 배우고 그 우수성과 과학성을 서양 학계와 잡지에 체계적으로 소개함으로써 한국 문화와 언어를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구 동일교회(담임 오현기 목사)가 고대도에 ‘칼 귀츨라프의 날’을 제정한 지도 올해로 13년째를 맞았다. 올해 ‘고대도 귀츨라프 축제 2026’는 의료선교를 비롯해 국제영화제, 뮤지컬 ‘귀츨라프 ON 고대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고대도와 보령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개최했다.
복음과 사랑 실은 의료선교
이에 교회복음신문은 양산 SA의원, 김기엽통증클리닉, 양산 주니어킹덤, 미소유치원, 해운대순복음교회, 포도원교회 등의 후원으로 귀츨라프 선교사가 고대도에서 펼쳤던 의료사역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CBMC 부산동백지회와 함께 다섯 번째로 고대도 의료선교를 진행하며 복음과 사랑을 실천하는 선교의 발걸음을 이어갔다.
제5회 고대도 의료선교에 참여한 선교팀은 교회복음신문 사장 김성원 장로(예린교회)를 비롯해 함께하는교회 박봉규 목사⦁이경숙 사모, 양산 SA의원 이상훈 대표와 의사 조수아 원장, 전광일 열기구선교단 단장(온누리교회), 주니어킹덤 김호 대표⦁고정희 원장, 열방재가복지센터 대표 김경애 권사(센텀장로교회), 하나재가복지센터 기순희 센터장, 삼환축산 대표 윤육현 장로(해운대신일교회), 오정숙 권사, CBMC 부산동백지회 총무 최광수 안수집사(브니엘교회), 은혜농원 대표 박영희 권사(예린교회), 영광농원 대표 안영자 권사(예린교회), 예린교회 박정순⦁이영주 권사와 민도윤 성도, 주니어킹덤 김동건 교사, 교회복음신문 김다솜 기자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의료선교는 출발 두 달 전부터 치밀한 준비 속에 진행됐다. 고정희 원장과 전광일 단장이 전체 기획을 맡아 준비회의, 기도회를 이어가며 의료선교의 방향과 역할을 세밀하게 점검했다.
특히 장마철 부산에서 충남 보령 고대도까지 장거리 이동해야 하는 일정인 만큼 선교팀은 주일 오후 예배 후 함께 모여 찬양과 기도로 마음을 모았다. 대원들은 '날씨와 안전', '사랑과 복음이 함께 전해지는 의료선교',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하나님의 보호하심', '모든 대원이 은혜와 감동을 경험하는 선교', '고대도 복음화의 확장' 등을 기도제목으로 삼아 한마음으로 간구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준비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선교팀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기획팀, 찬양팀, 의료팀, 차량운행팀, 지원팀, 맛나팀으로 조직을 편성했으며 의료선교 당일에는 준비팀과 안내팀, 접수팀, 기록팀, 의료팀, 기도팀으로 역할을 더욱 세분화해 체계적인 사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선교팀은 17일(금) 오전 7시 예린교회에서 출발했다. 주니어킹덤 소속 28인승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실은 팀원들은 김호 대표의 안전한 운전으로 약 4시간 만에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 안에서는 이동 내내 김경애 권사가 다양한 간식과 물 음료수 김밥 제공으로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대원들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실 고대도 선교를 기대하며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대천항에서 선교팀을 가장 먼저 맞이한 이는 대구 동일교회가 파송한 고대도선교센터 정수목 목사였다. 정 목사는 선교팀의 무거운 식자재 및 각종 의료⦁구호물품을 직접 봉고차에 옮겨 실으며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전했고 대원들은 정 목사님의 안내를 받아 여객선에 승선하며 194년 전 칼 귀츨라프 선교사가 처음 복음의 발걸음을 내디뎠던 고대도를 향한 뜻깊은 여정을 시작했다.
준비된 의료봉사 주민들 호응 커
태안해안국립공원 인근 도서권에 위치한 고대도는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잔잔한 바다 풍경을 간직한 충남 보령의 대표적인 섬이다.
대천항을 출발한 여객선은 삽시도와 장고도 등을 차례로 지나 약 1시간 30분을 항해한 끝에 마침내 고대도 선착장에 닿았다. 바닷바람을 가르며 섬이 가까워질수록 선교팀의 마음에는 194년 전 이 땅에 처음 복음의 씨앗을 뿌렸던 칼 귀츨라프 선교사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기대와 설렘이 더욱 커져 갔다.
선착장에 내리자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GOD愛島'라는 상징 석이었다. 이는 대구 동일교회 오현기 목사의 착안으로 영어 표기 'GODAEDO'에서 'GOD(하나님)', '愛(사랑)', '島(섬)'를 결합해 '하나님이 사랑하는 섬'이라는 의미를 담아 조성한 상징물이다. 그 옆으로는 칼 귀츨라프 선교사의 헌신을 기념하는 동일교회 고대도선교센터가 방문객을 맞이하며 섬 전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선교 역사관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선교팀은 곧바로 ‘동일교회 고대도선교센터’와 폐교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해양문화체험관’을 둘러봤다. 정수목 목사는 귀츨라프 선교사의 조선 입국 과정과 선교 활동, 의료사역, 한글 연구 등 역사적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하며 "고대도는 한국 개신교 선교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해양문화체험관’ 1층 2층 전시관에는 귀츨라프 선교사의 초상과 항해기록, 당시 의료선교와 복음 전파 자료, 한글 관련 기록, 영상 자료는 물론, 귀츨라프 기념공원과 고대도 곳곳의 선교 유적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팀원들은 설명을 들으며 194년 전 복음의 첫 씨앗이 이 작은 섬에 뿌려졌다는 사실 앞에 깊은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탐방을 마친 뒤에는 숙소를 배정받고 부산에서 정성껏 준비해 온 식재료로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박정순 권사(예린교회)를 중심으로 마련된 따뜻한 수육 만찬은 고대도 주민 대표들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교제로 이어졌다. 오랜 이동으로 쌓인 피로는 함께 둘러앉아 웃음꽃을 피우며 나눈 식사 한 끼 속에서 어느새 사라졌다. 낯선 주민들과의 만남은 어느새 가족 같은 정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밤이 되자 선교팀은 다음 날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될 의료선교를 앞두고 예배와 기도회,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박봉규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과 섬김을 전하는 말씀을 선포했으며 오정숙 권사는 찬양과 합심기도를 인도했다.
"여기까지 무사히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 내일 의료선교를 통해 이 섬에 복음의 열매가 더욱 풍성하게 맺히게 하시고 주민들의 마음이 주님께 열리게 하옵소서. 모든 일정을 안전하게 지켜 주시고 돌아가는 길까지 동행하여 주시옵소서."
기도하는 대원들의 눈빛에는 기대와 간절함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날 밤 선교센터는 찬양과 기도로 가득 찼고 작은 섬에는 다시 한번 복음의 소리가 퍼져 나갔다.
섬에서 맞이한 아침은 도시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청량함 그 자체였다. 밤새 비가 내렸지만 고대도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은 피곤함마저 씻어 주는 듯했다. 부산에서 준비해 온 떡국으로 주민 대표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나누며 의료선교를 위한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조수아 SA의원 원장은 전날 병원 진료를 마친 뒤 팀원들과 함께 출발하지 못한 채 밤새 이동해 다음 날 이른 아침 고대도에 도착했으며 피곤함도 잊은 채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진료에 돌입했다.
해양문화체험관 1층 강당에서 의료봉사가 시작됐다. 철저한 사전 준비 덕분에 안내와 접수, 기록, 진료, 기도 등 모든 과정이 질서 있게 진행됐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찾아와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고 조수아 원장의 진료를 받은 뒤 영양제 링거주사를 받았다.
특히 95세 최고령 할머니가 의료진의 세심한 보살핌 속에 링거 치료를 마친 모습은 현장에 있던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치료 속도는 느렸지만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은 의료선교가 단순한 진료를 넘어 사랑을 전하는 사역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진료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에게는 김경애 권사가 30여 년간 복지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말벗이 되어 드리고 상담과 웃음을 선물했다.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으며 강당 안은 어느새 작은 사랑방처럼 따뜻한 분위기로 채워졌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의료봉사에는 모두 45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박봉규 목사는 치료를 마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맞이하며 상담과 함께 안수기도로 축복했다. 비기독교인들도 적지 않았지만, 누구 하나 거절하지 않고 기도를 받는 모습은 참석한 선교팀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복음은 강요가 아닌 사랑과 섬김을 통해 전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양산 SA의원 이상훈 대표는 고대도 이장에게 의약품 세트를 전달했고, 귀가하는 주민들에게는 의약품과 함께 동일교회가 준비한 '귀츨라프의 날' 기념 티셔츠를 선물하며 따뜻한 정을 나눴다.
의료선교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오후 12시 30분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이어 동일교회가 준비한 싱싱한 고대도산 회로 주민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감사와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짧지만 의미 깊었던 일정을 마친 선교팀은 정수목 목사와 고대도 이장, 그리고 주민들의 따뜻한 환송을 받으며 선착장으로 향했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섬을 잠시 걸으며 바라본 고대도의 풍경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하나님의 은혜 속 주민 복음화 고조
귀항하는 배 안에서 TV 뉴스를 통해 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선교팀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대도에서는 잔잔했던 바다와 평온했던 시간이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하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대천항에 도착한 뒤 부산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 장대비가 쏟아졌다. 그러나 선교팀을 실은 버스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약 5시간의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출발지였던 예린교회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이번 ‘제5회 고대도 의료선교’는 단순한 의료봉사가 아니었다. 194년 전 칼 귀츨라프 선교사가 이 고대도에 심었던 복음의 씨앗을 사랑과 섬김으로 이어가는 뜻깊은 순례였다. 의료와 기도, 나눔과 교제가 하나 되어 전해진 이번 선교는 작은 섬 고대도에 다시 한번 복음의 온기를 전했으며 선교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마음에도 '섬김과 봉사가 곧 선교'라는 귀한 믿음의 흔적을 깊이 새겨 주는 일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