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인터뷰 / 부울경통일나눔협회 대표 이유림
⬛희망 인터뷰 / 부울경통일나눔협회 대표 이유림
  • 교회복음신문 최병일 기자
  • 승인 2026.03.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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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향민의 눈물을 닦는 통일의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부울경통일나눔협회 대표 이유림
부울경통일나눔협회 대표 이유림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 ‘뉴희망봉사단으로 출발한 한 작은 봉사 모임이 오늘의 사회적협동조합 부울경통일나눔협회로 성장했다. 취약계층과 탈북민(북향민)을 향한 섬김과 헌신은 이제 지역을 넘어 통일을 준비하는 사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이유림 대표를 만나 협회의 설립 목적과 비전, 그리고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통일을 준비하는 공존의 공동체

부울경통일나눔협회는 미래 통일 시대를 대비해 한국 사회 안에서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노인, 탈북민과 탈북민 자녀, 3국 출생 청소년을 포함한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이러한 활동을 보다 구체화하고 조직화하기 위해 부울경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

협회의 주요 사역은 독거노인 및 취약계층 대상 심리상담과 심리치유 노인·탈북민 청소년·3국 출생 청소년 대상 멘토링과 입시 지원 등 사회 정착 지원이다. 더불어 자주적·자립적·자치적인 조합 활동을 통해 국가공익 활동을 진흥하고, 자원봉사단체 및 공익단체와 협력해 부산광역시를 중심으로 향후 전국 공익활동 운영을 지원하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동체 의식 함양과 공익 증진이 협회의 설립 정신이다.

'추석 북한음식 체험행사'에서 이유림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북한음식 체험행사'에서 이유림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동안 협회는 탈북민 푸드테라피 심리상담 프로그램, 탈북민 청소년 장학금 지원(신일교회 협업), 초록지구살리기 환경봉사활동, 복지관 반찬배달 봉사, 탈북민 멘토·멘티 활동, 문화탐방 봉사 등 탈북민 사역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공로로 통일부 남북통합 탈북민봉사단 우수상을 수상했고, 2023년 남북하나재단 착한봉사단 선정과 남북통합문화센터 자원봉사 컨설팅 공모전에도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2026,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

이 대표는 2026년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준비하고 있다.

첫째, ‘한반도 통일연구 포럼을 개최한다. 북과 남의 주민이 함께 통일과 북향민의 삶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고 의견을 제시하며, 한반도와 북향민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주제를 정해 강사를 초빙하고, 강의 후 워크숍 형식으로 토론과 제안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둘째, 통합 정착 지원을 강화한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향민을 위한 정신건강 상담을 제공하고, 각종 행정 절차 안내와 실질적 도움을 지원한다.

셋째, 사회적기업(수익사업) 운영이다. 현재 부산시 소셜캠퍼스 성장지원센터에 입점해 있으며, 부산·울산·경남 지역 북향민 단체로는 처음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대한민국에서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도 자립해 베풀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 이 대표의 다짐이다.

탈북민 한마음 잔치행사
탈북민 한마음 잔치행사

북한을 알기 전에, 곁에 있는 북향민을 먼저 봐주십시오

이 대표는 기독교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한민국에 정착하며 많은 교인을 만났고,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성도들도 보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언론과 매체를 통해서만 북한의 실태를 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향민이 대한민국 정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직접 만나지 않으면 잘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을 위한 기도를 북향민들과 함께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통일을 위해 기도할 때 남한에 거주하는 북향민들과 함께 기도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을 알기 전에, 여기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북향민들의 삶을 먼저 알아봐 달라고 당부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탈북한 이들이 어느덧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의식주가 해결된 이후에는 또 다른 문제, 곧 우울과 고독이 찾아온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깊어지는 것이다.

올 설에도 갈 곳 없이 집에서 혼자 명절을 보낸 분들이 많습니다. 남한 지인들이 초대해도, 명절에 남의 집에 가는 것을 민폐로 여기는 북한의 문화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이 대표의 설명에는 북향민들의 외로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부울경통일나눔협회 주관, 세미나
부울경통일나눔협회 주관, 세미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협회 설립의 배경에는 특별한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봉사단을 시작하던 당시, 탈북민들이 대부분 홀로 생활하고 있었고, 혼자 장례를 치르지 못해 봉사단이 상주가 되어 장례를 치러준 일이 있었다.

혼자 돌아가시면 너무 허무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소원 하나라도 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국제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공부한 봉사단 회원들과 함께 그는 버킷리스트 봉사를 시작했다. 호스피스 병동 환자, 독거노인 등에게 죽기 전에 이것만은 꼭 해 보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는 일이었다. 바다로, 산으로, 때로는 38선까지 동행하며 마지막 길에 작은 기쁨을 선물했다.

6년간 반찬배달, 삼계탕 봉사, 김장 봉사, 플로깅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봉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단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비영리 법인이면서 수익사업도 가능한 사회적협동조합을 선택한 이유는 탈북민 단체도 자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현재 정부의 직접 지원은 없으며, 공모사업을 통해 보조금을 받거나 순수 봉사로 운영하고 있다. 행정 절차와 서류 문제, 비용 부담 등 어려움도 많다.

가끔은 지쳐서 다 그만두고 돈만 벌며 살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북향민들이 하나로 뭉쳐 현실을 바꾸자고 먼저 온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부울경통일나눔협회 멤버 일동
부울경통일나눔협회 멤버 일동

부산 북향민 880정착은 여전히 과제

2000년대 초반 부산에는 1천 명이 넘는 북향민이 거주했다. 현재는 약 880명 정도다. 이 대표는 자신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정착을 잘했다고 볼 수 있는 비율은 약 30% 정도라고 설명했다.

부산에 거주 등록만 되어 있고 타지로 떠난 이들, 학생·어린이·노인을 제외하면 실제로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는 많지 않다. 북송 후 고문을 당하고 온 이들 가운데는 건강 문제로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죄를 짓지 않고 문제 없이 살아가는 것도 정착을 잘한 것이라며, 부산시의 관심과 교회의 지속적 돌봄을 요청했다. 서울·경기 지역으로 이동한 북향민 중 교회에 잘 정착한 사례도 있다며, 부산 교회 역시 일시적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복음신문 지면 보도
교회복음신문 2026년 2월23일자 보도

고향집 같은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이 대표는 분명히 말했다. “부울경통일나눔협회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정착에 성공해 탈북민 단체 최초로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모델이 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나아가 무엇보다 북향민들이 우리도 갈 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고향집 같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힘들 때, 지칠 때, 기쁠 때 언제든 찾아와 서로 의지하고 밀어주고 당겨주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서로 힘을 주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부울경통일나눔협의가 되도록 교회의 적극적인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유림 대표의 고백처럼, 통일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곁에 있는 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최병일 기자cg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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