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츨라프 선교사의 정신 따르다”
‘2025년 고대도 칼 귀츨라프 축제’를 맞아, 제4회 고대도 의료선교가 지난 7월 19일(토) 충남 보령 앞바다의 작은 섬 고대도에서 은혜 가운데 펼쳐졌다. 이번 의료선교는 교회복음신문과 CBMC 부산동백지회가 공동 주최하고, 포도원교회, 해운대순복음교회, 온천사랑의요양병원, 김기엽통증클리닉, 김해 새서울약국, (재)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 성호포리켐, 해기연, 미소유치원, 열방재가복지센터 등이 함께 참여했다.
의료선교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인 칼 귀츨라프(Karl Gützlaff) 선교사가 1832년 고대도에 첫 입항, 한글로 주기도문과 신약성경 번역을 했으며, 감자재배, 포도즙 제조, 의료와 약품 제공 등으로 복음을 전한 그의 사역을 기념하고자 매년 ‘칼 귀츨라프의 날’을 맞아 이어지고 있다.
본 ‘고대도 의료선교’를 시작으로 21일(월)~23일(수)까지 ‘제17회 칼 귀츨라프의 날’ 행사가 고대도주민회와 칼 귀츨라프학회 공동 주관으로 보령시 오천면 고대도 일원에서 열린다.
폭우 속 믿음의 발걸음, 선교의 문 열다
출발 전날까지 경남 산청과 충남 일원에는 폭우가 쏟아졌고, 선교팀이 고대도까지 이동하는 당일 새벽까지도 비는 멈추지 않았다. 일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상이었지만, 선교팀은 모든 여정을 하나님께 맡기고 새벽 6시, 28인승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실었다. 주를찬양하는교회 김샤론 목사의 인도로 간절한 기도로 일정을 시작했다. 기도의 제목은 명확했다. “비가 그치고 파도가 잠잠해져 무사히 섬에 도착하여 의료사역을 감당하게 하소서.”
센텀장로교회 김경애 권사(열방재가복지센터 대표)가 정성껏 준비한 김밥과 간식은 선교팀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선교팀은 산청 고속도로를 지나며 더욱 거세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믿음의 여정을 이어갔다.
험한 바다 건너, 고대도 도착 ‘사랑의 손길’
대천항에서 해저터널을 지나 초전항에 도착했을 무렵, 하늘은 마치 기도에 응답하듯 구름을 걷기 시작했다. 파고로 인해 평소보다 긴 항해 끝에 도착한 고대도 선착장에는 고대도동일교회 정수목 목사와 이장이 선교팀을 반갑게 맞이했다. 선교팀은 해양문화체험관에 짐을 풀고 접수부, 혈압·당뇨 체크부, 링거 준비팀, 찬양팀, 레크리에이션팀 등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의료선교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점심 식사는 고대도 주민회가 손수 준비한 싱싱한 회와 해물탕으로 풍성했다. 고대도동일교회 성도들의 섬김이 더해져, 선교팀은 “이보다 더 신선할 수 없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주민을 위한 사랑의 진료, 찬양과 웃음으로 꽃피다
오후 2시, 본격적인 의료선교가 시작되자 주민들이 삼삼오오 해양문화체험관으로 모여들었다. 김샤론 목사가 인도한 찬양은 어르신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되었고, 조수아 원장(전 일광서울병원)은 찬양 중 한 곡에 맞춰 흥겨운 율동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경애 권사는 특유의 재치와 애교로 어르신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을 이끌었고, 이강호 목사(강혜의료재단 이사장)가 기증한 고급 영양제 링거 수액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김샤론 목사는 상담을 통해 고대도 주민들의 삶과 신앙을 함께 나눴다. 고대도 주민 약 8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고대도동일교회에 출석하고 있어 신앙 상담은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진료 후에는 정연선 장로(약사/김해 새서울약국 국장)가 기증한 의료 약품이 선물로 증정되었고, 주민들은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꼭 오세요!”라며 환한 미소로 의료진을 배웅했다.
하나님의 도우심 아래, 무사히 마친 하루
모든 일정을 마친 선교팀은 당초 계획했던 고대도 투어를 생략하고 일찍 배에 승선했다. 바다의 파도는 잦아들고, 다시 내리는 빗속을 뚫고 선교팀은 무사히 대천항에 도착했다. 저녁 식사는 대천 설악추어탕에서 이루어졌고, 이전 1회 의료선교 당시 숙소를 제공했던 월전교회 최용수 목사 부부와 따뜻한 교제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귀경길에도 많은 비와 도로 침수, 산사태로 인한 교통체증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밤 12시 가까이 되어 해운대순복음교회에 무사히 도착했다. 마지막 기도는 본지 김성원 사장이 인도하며 감사와 감동으로 이번 의료선교의 막을 내렸다.
고대도를 향한 복음의 발걸음, 계속 이어지길
칼 귀츨라프 선교사가 남긴 고대도의 선교 유산은 단순한 역사적 흔적을 넘어, 오늘날까지도 살아 숨쉬는 복음의 현장이 되고 있다. 폭우와 파도 속에서도 꿋꿋이 전해진 사랑의 손길은 또 한 번 고대도 주민들의 마음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새겼다.
“내년에도 꼭 오세요!”라는 섬 주민들의 인사처럼, 이 귀한 사역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하며, 하나님의 은혜 아래 더욱 풍성한 열매가 맺히기를 소망해 본다.
고대도, 한국 선교사의 성지로 우뚝
한편, 한국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인 칼 귀츨라프(Karl Gützlaff) 선교사의 발자취를 기리며, 충남 보령 앞바다 작은 섬 고대도가 '한국 선교사의 성지'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귀츨라프 선교사 연구가이자 대구 동일교회 담임인 오현기 목사의 헌신이 있다. 오 목사는 귀츨라프 선교사의 선교 정신을 오늘날에 되살리기 위해 고대도에 ‘고대도 동일교회’를 설립하고, 정수목 목사를 파송하여 본격적인 섬 선교의 문을 연 바가 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평소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던 고대도 주민 가운데 약 60%가 교회에 출석하는 은혜의 열매가 맺혔다. 이는 한국교회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지역 복음화의 성취로, 섬 전체가 하나님의 은혜로 뒤덮이는 놀라운 부흥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오현기 목사의 열정과 비전은 지역 행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보령시는 그의 제안에 응답하여 고대도를 중심으로 한 귀츨라프 기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고대도에는 ‘귀츨라프 공원’이 조성돼 있으며, 폐교였던 부지가 ‘해양문화체험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뿐만 아니라 2027년 열릴 예정인 충청남도 국제문화예술제인 ‘충남 비엔날레’에는 60여 개 섬 중 고대도와 원산도가 대표 섬으로 지정되며, 전 세계에 고대도의 선교 역사가 소개될 예정이다.
올해로 한국선교 193주년을 맞는 가운데, 고대도는 단순한 한 섬을 넘어 한국선교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교차하는 영적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섬을 품고 기도하며 복음을 심어온 선교사들의 눈물과 헌신, 그리고 그것을 계승한 현대 목회자의 열정이 만들어낸 이 놀라운 부흥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먼 곳 고대도 의료선교 배경
칼 귀츨라프 선교사의 업적
1832년 7월 17일, 조선 땅 연안에 한 외국인의 발걸음이 조용히 닿았다. 선교사 칼 귀츨라프. 그는 단지 한 사람의 방문객이 아닌, 조선 복음화의 씨앗을 품고 이 땅을 찾은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였다.
황해도 장산곶 인근 해역, 조어포 앞바다에 정박한 배는 영국 상선 ‘로드 애머스트호’였다. 1832년 7월 25일, 이 배가 고대도 안항에 닿으며 조선 땅과의 첫 접촉이 이뤄졌다. 그로부터 며칠 뒤, 두 명의 조선 관리가 배에 올라 귀츨라프를 공식적으로 접견했다.
당시 순조대왕에게 전달된 서한과 선물은 단순한 외교적 교류가 아니라, 조선과 서구 기독교 세계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었다.
귀츨라프는 고대도 주민들에게 ‘한문으로 된 신약성경’을 나눠주며,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는 조선 학자 ‘양외’에게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하게 하며 조선어 선교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또한 그는 성경을 넘어서 감자 재배법, 포도즙 제조법 등을 조선인에게 전하며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도 아끼지 않았다. 병자들에게는 약을 나눠주고, 노인들을 찾아 위로하며 그리스도의 사랑도 실천했다.
8월 7일에는 천수만과 안면도를 탐사하며 복음의 외연을 넓히고자 했다. 그러나 조정으로부터 “통상이 불가하다”는 최종 통보를 받으며 그의 선교 의지는 좌절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조선을 사랑하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까지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현지에 요청해 공급하고, 주민들이 가장 많이 사는 원산도까지 탐사하며 조선 땅을 품었다.
1832년 8월 12일, 귀츨라프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고대도를 떠났고, 엿새 뒤 제주도 연안에 도착했다. 그는 제주도를 선교 기지로 삼기 위한 전략 구상에 돌입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갔다.
비록 조선에서의 체류는 짧았지만, 칼 귀츨라프가 남긴 발자취는 한국교회 최초의 개신교 선교 기록으로 남아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의 복음과 사랑, 그리고 조선을 향한 헌신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기초를 이루는 귀중한 유산이 되었다.
특히 칼 귀츨라프가 탄 로드 에머스트호의 조선 선교 탐방 경로 중 고대도 안항 정박이 순조실록, 일성록에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박의 사실 여부가 그간 논란의 대상이 돼 왔던 것에 대해 칼 귀츨라프 선교사 연구가 오현기 목사(대구 동일교회)는 자신의 저서 ‘귀츨라프 ON 고대도’를 통해 “칼 귀츨라프의 기록과 항해책임자 린지(H. Lindsay)의 기록에 고대도 안항을 'Gan-Keang'으로 표기됐다”며 첫째, 로버트 모리슨의 중국어-영어사전에 나타난 한자와 영문표기, 둘째, 조선 국왕의 점검을 위한 비망록, 셋째, 영국 해군성 수로국(Hydrographic Office of the Admiralty, UK)의 완한도 지도 제1258번(1840년 작성) 등 3가지를 제시함으로써, ‘Gan-keang’이 고대도 안항임을 증명했다.
동행취재/김다솜 기자cgnnews@hanmail.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