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문•비 시평(時評) / 이창희 목사
기•사•문•비 시평(時評) / 이창희 목사
  • 이창희
  • 승인 2019.08.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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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기생충이 영화 기생충을 만들다'
이창희 목사'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부산문화방송 신인문예 등단/시집 '다시 별그리기' '고맙다' 외, 다수/부산문학 편집고문. 기장문학 이사/시울림 시낭송문학회 상임고문/일광 블로그, '신기료의 집' 경영/기독사상과 문화비평 공동주간
이창희 목사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부산문화방송 신인문예 등단/시집 '다시 별그리기' '고맙다' 외, 다수/부산문학 편집고문. 기장문학 이사/시울림 시낭송문학회 상임고문/일광 블로그, '신기료의 집' 경영/기독사상과 문화비평 공동주간

'분노한 기생충이 영화 기생충을 만들다'

<비 시평時評>

 

분노한 지하 생활자가 칼부림 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분노는 어떤 상황에 대해 분개하며 성질을 부린다는 뜻이다. 봉준호 감독은 어떤 상황에 대해 화를 내고 있는 것일까?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하면서 감독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

천만 관객을 끌어들였고, 깐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는 것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불편하고 기분 나빴다는 소감도 많았다 . 화제작 기생충을 들여다 보자.


1. 사회적 차별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인물 설정을 통해 영화는 의도를 드러내게 마련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인물은 송강호(기택),이선균(동익)이다.

" 기생충의 층위는 다양하고 미세하게 얽혀있다"고 감독은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지만, 축은 두 가정이다.

송강호 가족은 지하 생활자다. 이선균의 가정은 지상 생활을 한다. 반지하 공간에 거주하는 송강호 가족(아내 충숙.아들 기우. 딸 기정)은 모두 직업이 없고 피자 박스는 접어서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이선균(아내 연교. 딸 다혜. 아들 다송)은 글로벌 IT 기업 사장이며, 넓은 정원을 갖춘 저택에 살고 있는 부자다.

어느 날 송강호의 아들은 친구의 소개로 이선균의 딸 과외 선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어 여동생을 위장 시켜서 미술 치료사로 들어오게 하고 운전 기사를 모함 해서 내쫓은 다음 아버지 송강호를 끌어들이고 가정부를 쫓아낸 후 어머니( 충숙 )를 가정부로 취직하게 한다.

IT 기업 사장의 가정을 장악하는 과정이 기묘하다. 아들 기우는 대입 삼수생이면서 학생증을 위조해 명문대학생이라 거짓말을 했고, 딸 기정은 실직 중인데 유학을 다녀온 미술 전공 심리치료사로 위장한다. 아버지 송강호는 딸이 모함해서 내 쫓은 운전 기사의 자리에 들어간다. 가정부를 폐결핵 환자로 몰아서 쫓아낸 다음 안 살림을 총괄하는 집사로 지상의 저택을 접수하였다.

지하생활자들은 범죄사실에 대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자식들이 사기를 쳐도 "너희들은 계획이 있었구나" 라며 외려 칭찬을 한다. 이렇게 거짓되게 사는 것은 가난 때문이다. 저들은 부자니까 착한 거지. 그 돈이 나한테 있어 봐 나는 더 착할거야" 라며 괴변을 늘어놓는다. "봉준호 감독은, 옳고 그름, 선과 악의 구분을 잃어버린 인간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매도해버렸다"( 영화평론가 김민영 ) 윤리를 망각한 빈자貧者들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정당화 될 수도 있다는 태도에 다름아니다.

평등의 이상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공산주의자들은 수단은 정당화 한다. 봉준호감독은 영화 '설국열차'에서 춥고 배고픈 꼬리 칸의 빈민들이 머리 칸의 기득권자들을 폭동으로 타도하고 평등의 세상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그린바 있다.


2. 기생충은 '자신의 냄새'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사장의 가족들이 야외 캠핑을 나간 뒤 송강호 가족은 저택의 주인 행세를 하며 논다.

주인이 태풍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귀가 하는 바람에 화급한 상황에 내몰린다. 응접실 탁자 밑으로 숨어 들어가서 위기를 모면한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반지하 거점으로 다시 돌아온다 폭우로 인해 집안은 물에 잠겼고 양변기에서는 하수가 역류해서 솟구친다. 감독은 지하 생활자들의 몸에 밴 그 냄새를 영화 후반부에 극대화 시킨다. 또 다른 지하 생활자가 등장한다.부자의 저택에 지하공간이 있었는데, 북한군이 쳐들어오면 피신하려고 시설 해 놓은 그곳에 이 전의 가정부(문광 )가 빚쟁이에게 쫓기는 남편(권세)을 숨겨 놓고 있었던 것이다 저택의 지하에서도 특유한 냄새가 난다.

생물은 자신의 고유한 냄새를 가지고 있다 어떤 동물은 냄새로 자기 영역을 표시하고, 냄새로서 상대를 분별 하기도 한다.

냄새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 방송 인터뷰에서 감독은" 냄새가 중요했다. 냄새는 각자의 처지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인데 그 냄새에 대한 예의가 붕괴되는 순간 참을 수 없을만큼 사람은 민감해지는 것이라" 했다. 나의 냄새에 대한 모멸감정을 확인하게 되면 참을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영화는 자신의 냄새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살인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야외 나들이를 취소한 이선균사장은 다음날 아들의 생일 파티를 열어준다. 가든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숨어 지내던 지하생활자(근세)가 적개심을 품고 칼을 쳐들고 파티 현장에 뛰어든다. 살인자를 제압하던 이선균은 지하생활자의 특유한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막는다 그것을 바라보던 송강호가 분연히 일어나고 달려들어 이선균의 가슴에 칼을 꽂는다. 송강호는 지하의 냄새에 대한 모멸감을 그렇게 표출한 것이었다.

저택의 지하로 피신한 그는 그곳을 벗어나지 못한채 지하생활자로 연명하고, 아들 기우는 아버지가 밤마다 보내는 모르스부호를 해독하며 안부를 전해 듣고 돈을 벌어서 저택을 사 버려야지 다짐하지만 불가능한 것임을 확인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기생충은 빌붙어 사는 존재다.


숙주가 없으면 생존하지 못한다.

나는 기생충인가? 숙주인가? 빌붙지 않고 주체적으로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 모순에 대해 페북 친구가 답을 보내왔다.

"하나님의 질서를 잊어버린 세상은 계급투쟁의 역사요 반목의 현장일 뿐이지요"

댓글을 달았다. "비빔밥의 콩나물이 고명으로 올라온 소고기조림에게 나는 콩나물인데 너는 왜 소고기냐? 따지는 것과 같은가? 다른가?"

나는 과제를 마무리 하면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마천루에서 스테이크를 자르는 사람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다.김밥 한 줄/라면 한그릇/ 사과 반 쪽...부족함이 없습니다.

오늘을 살게 하시며 더불어 생존케 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감격이 '기생충을 만든 영화 기생충'에게 임한다면 상대적인 평등이 아니라 절대가치의 공평함이 실현될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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