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구가 만난 사람/진신덕 목사
김길구가 만난 사람/진신덕 목사
  • 교회복음신문
  • 승인 2018.08.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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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만난 하나님, 유학생 목회 ,본지 편집부장 역임
진신덕 목사
진신덕 목사

낯선 곳에서 만난 하나님, 유학생 목회 ,본지 편집부장 역임

김길구가 만난 사람/진신덕 목사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국은 찜통이다. 산과 바다, 그리고 강을 품고 있는 三包之鄕 부산은 나름 매력적인 도시이다. 유명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대도시는 흔히 않다. 그래서 그런지 여름이면 전국에서 온 피서객 접대가 연례행사 중에 하나가 된지 오래다. 그중에는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벗도 있다. 진신덕목사도 그중 하나이다. 그가 형처럼 모시는 서상환화백의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힘이 있어 좋다.

그러니까 고신대 신대를 졸업하고 고신인으론 드물게 민주화운동을 하다 YMCA간사를 거쳐 외환위기로 IMF지원 사태가 절정에 이를 즈음 홀연히 이 땅을 떠난 그였다.

 

이민 후 밑바닥 인생 체험

일상에서의 안일함 깨달아

부모님은 (선친 진학일목사-범천교회) 먼저 이민 와 계셨고, 저도 종교비자 신청을 했는데 여의치 않아 기다리던 중 갑자기 승인이 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랄리에 정착했어요. 근처 교회를 출석하게 되었는데, 6개월이 되지 않아 이웃교회와 분쟁이 생겨 그 교회가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각오는 했지만 낯선 땅 이방인에게 아메리카드림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었다. 이웃도시인 더램을 시작으로 몇 달 동안 마마엔스 핫도그 샵에서 일하는 것을 비롯하여 친구교회가 있는 시카고에 거주하며 <여수룬교회> 교육목사로 가기까지 미국사회의 밑바닥을 뼈저리게 경험해야 했다.

교민이 운영하는 세탁소 캐시를 비롯하여 택시기사, 리무진기사, 아이스깨끼장사, 건물청소 등 안 해본 게 없다는 그는 돌이켜보면 이러한 밑바닥인생이 지금의 이민목회와 유학생목회에 큰 도움이 되었다...”한번은 택시운전을 하다 동양인 손님을 태웠는데 경성대 신학과 김명수교수였어요. 기분이 참 묘했지요.~“ 그래서 그런지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호텔 종업원이나 택시기사에게 비록 적은 돈이지만 을 잊지 않는다. ”밑바닥 인생을 겪어 본 사람은 절감하지요. 내가 그동안 얼마나 안일하게 살았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팁 인생들에게 1달러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그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생활은 28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가나안 땅을 밟기 전에 광야의 연단을 주신 하나님을 생각하는 기간이었지요.“ 그동안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께는 정말 죄송한(?) 일이나 하루 하루 그날의 만나를 구해야 하는 실존의 문제 앞에 그는 점차 작아져갔다.

주일설교 하는 모습
주일설교 하는 모습

위스콘신대학 친구교수의

권유로 유학생목회 시작

그런 그가 위스콘신에서 유학생교회를 하게 된 것은 실로 우연이었다. 위스콘신주의 주도 메디슨에서 사회복지학교수로 재직 중이던 친구가 귀국하면서 그에게 유학생교회를 권한 것이다. 여건을 마련하고 제안한 것도 아닌 그냥 필요하니 오면 어떠냐는 맨땅에 헤딩하는 식의 제안을 한 것이었다. 위스콘신에는 미국제도인 대학원생 재학생중 학생장로가 운영 중인 교회가 하나 있는데 그 교수친구는 하나로 부족하니 제3 교회의 설립이 필요하여 기도 중이었는데 진신덕목사가 생각나더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그의 응답은 평소의 그답게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응답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200191일 시카고에서 2시간 거리인 위스콘신으로 가서 하나님이 명하면 간다란 심정으로 아파트를 계약하고 개척 준비에 들어가 2002210생명수교회란 이름으로 아이들 4, 어른 8명 합 예수님의 제자 수인 12명으로 설립예배를 드린 것이다. 당시 진목사의 딸이 우리학제로 고3학년인 12학년으로 진학을 앞둔 예민한 시기여서 개척할 여건이 안 되었지만 강행한 것이다.

올해로 17년 되었네요. 우리교회를 거쳐 간 유학생이 500여명 됩니다. 유학생 목회는 유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이억만리 타지에서 절박한 시기에 교회의 역할이 절실하지만 목회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들자 이별이니 안정적 목회가 힘든 사역이지요.”

유학이 정점을 이룬 시기를 2007~8년으로 기억하는 진목사는 미국의 경기침체로 장학금 등 미국유학요인이 감소되고 학령인구의 급감을 생각하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유학의 프리미엄이 줄고 있어요. 유학생 출신도 많아졌고 흔해진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 등의 현지취업도 잘 안되니 여성들이 유학생과의 결혼을 꺼리죠. 학업도 힘든데 장래도 불투명하니 결혼은 엄두도 못 내고, 그러다보니 미국에서의 정착률도 낮아져 유학생목회는 현상 유지도 버거워요.”

진신덕 목사가 제38회 재미고신 중남부 정기노회서 신임노회장에 선출됐다.(사진, 앞에서 두번째 줄 우측 3번째)
진신덕 목사가 제38회 재미고신 중남부 정기노회서 신임노회장에 선출됐다.(사진, 앞에서 두번째 줄 우측 3번째)

교포사회 사분오열, 한국의 복사판

정부의 행정, 정서, 재정 등 정책적 배려 절실

위스콘신의 주도인 메디슨에는 인구가 235,000명으로 이 지역은 원래 데어리랜드로 불리던 목장지대로 호수로 둘러싸인 우유와 치즈로 유명한 낙농과 축산의 도시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 한국유학생이 학부에만 1,300명이 재학 중이다.

이곳에는 위스콘신대 말고도 리버럴 버클리대학도 있는데 월남전을 반대하는 등 사회학으로 유명한 시카고대학처럼 진보적 학풍을 견지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학풍을 무비판적으로 직수입하여 지식의 식민지로 전락해서는 안 되겠지요. 각자의 역사적 배경과 처한 환경이 다르다며 유학생들은 자신의 전문분야 못지않게 정서적 유대와 안정감이 중요한데 타국에서는 심리적 압박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기 때문에 유학생목회는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엄마 품 같은 역할을 감당해야 해야 하는데 지금의 각개전투식 선교전략으로는 그 소임을 다할 수 없다며, 교파를 초월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유학생 목회의 Know-How가 잘 전승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유학생들의 문제점은 하나 둘이 아니지요. 공부와 학비조달, 결혼, 가정의 부부생활, 정서적으로 이민사회에 적응하는 것 등 첩첩산중이지요. 나무도 낯선 곳에 이식하면 적응하는 게 싶지 않은데 사람이야 오죽하겠어요. 10년 정도 지나면 정신적으로 burnout 다타서 고갈되지요.”

매년 새 학기가 되면 되풀이 되는 입학과 졸업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이별의 아쉬움 못지않게 낯선 곳에서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아 간다는 그에게 비친 교포사회는 모국 못지않게 혈연, 지연, 학연으로 서로 헐뜯고 싸우는 사분오열의 안타까운 모습으로 이들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정부의 행정, 정서, 재정 지원 등의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인교회 이단에 무방비

공동대응으로 복음의 순수성 지켜야

그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이단의 득세다. 토종의 몰몬, 여호와의 증인 뿐 아니라 한국판 신천지, 구원파를 비롯하여 정명석 등이 한인사회에 침투하여 교계를 어지럽히는데 집안싸움에 바빠 공동대응이 어려운대다 기본적인 조사도 안 돼 피해정도도 가늠키 어렵다고 했다. 일본, 멕시코, 중국교회처럼 동족이 오면 잘해 주고, 교회의 설립도 교파를 초월 하나 된 모습으로 선교 전략을 짜는데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보였다.

캐나다와 미국에는 왜 그렇게 사기꾼이 많은지 교회도 예외는 아냐 빛과 소금의 역할 못해 안타깝다는 그는 이민사회가 하나 되어 좋은 정책을 펼 수 있는 후보를 미는 단합된 힘이 필요한데그렇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이를 위하여 미국의 남침례교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고, 하나님의 성회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사회와 종교정책을 일목요연하게 비교분석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듯이 한인교회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트럼프현상, 백인복음주의 80%지지

낙태, 동성애 문제에 힐러리보다 더 복음적

일반적인 예상을 깬 트럼프현상에 대해서 미국 현지에서는?

침례교의 조직신학자인 그루덤은<왜 트럼프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쓴 논문을 만들어 시골교회까지 배부했어요. 결론은 힐러리보다 더 복음적이란 이유이지요. 정책을 단순화 해 낙태와 동성애의 정책이 진보냐 보수냐를 가르는 리트머스시험지가 된 셈인데한편으로는 미국 내 전통적인 교회에서도 트럼프를 인간쓰레기?니까 될 리가 없다!방심하다 뒷통수 맞은 꼴이 됐다는 시각도 있어요.” 그는 이 문제에 대하여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과 악마화해서 혐오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혐오와 차별 그리고 배척은 예수님의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그는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작금의 트럼프식 깡패외교, 관세폭탄, 환율전쟁 등의 전입가경에 대한 민주당의 리더십부재가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신덕 목사(우 첫번째)의 미국 출국에 앞서 지난 6월 29일 영설화원 작업실서 필자(우측 세번째)와 포즈. (우 두번째 서성환 화백, 좌 첫번째 하승무 목사),
진신덕 목사(우 첫번째)의 미국 출국에 앞서 지난 6월 29일 영설화원 작업실서 필자(우측 세번째)와 포즈. (우 두번째 서성환 화백, 좌 첫번째 하승무 목사)

공교육 불신 대안교육 다양

홈스쿨링 확산, 기독교학교 특성화

그중에는 오바마 대통령처럼 한국의 교육을 과대평가 하는 미국인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미국사회 역시 공교육에 대한 불평이 없을 수 없지요! 잦은 총기사고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등교하고, 학교 벽보에는 공공연히 동성애클럽 공개모집 포스터를 보는 학생과 학부모의 심정은 어떻겠어요? 그래서 중도포기자가 속출하고 그에 따른 대안으로 집에서 공부하는 홈스쿨링 등 대안교육들이 확산되고 있고요. 성장기의 예민한 시기에 일반학교식과 주일학교식의 커리큘럼을 결합한 학교로 보내는 가정, 사회성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체육과 문화적인 특화된 학교 등 한국보다는 다양화 되어 있지만 그만큼 공교육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요.”

외국에 나가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밖에서 마음조리며 보는 모국이 더욱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그는 유학생목회의 대한 교계의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했다.

김길구 전 YMCA사무총장
김길구 전 YMCA사무총장

<교회복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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